당편 2024. 11. 11. 09:22

핍진하다

  - 진실하여 거짓이 없다

  - 실물과 아주 비슷하다

  - 모조리 다 없어져 바닥이 나다

 

 


타인이 나를 극진히 사랑받고 보호받는 소녀의 모습으로 비춰 주지 않으면 
스스로가 사라져 버리는 듯한 불안은 자신과 타인을 핍진하게 만듭니다. 
_책, 남편을 버려야 내가 산다. 

웹툰, 묘령의 황자

 

"너 지금 다 닳아서 없어지고 껍데기만 남았어. 
생기도, 에너지도, 젊음도, 희망도 다 닳아서 없어져 버렸다고.
있지도 않은 사랑보다 너부터 찾는 게 급선무일 것 같다."
_드라마, 애인있어요.

 


핍진하다는 단어는 다 닳아서 없어지거나, 

다 타버려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가 연상된다. 

 

저 위의 상황들은 내게 모조리 없어진 것을 느끼게 한 걸까? 

핍진한 게 절망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바닥을 보고 나서야 끝이 났음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 끝나기를 바랄 때 핍진하기를 바랐다. 

없어지는 게 그냥 마법처럼 '마법의 주문 하나'로 '지팡이의 휘두름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몸에 하나하나 새겨지며 끝나는 것 말이다. 

그래야 끝났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니까. 

 

상황이 실제 끝났음과

별개로 내가 진짜로 느껴야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