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train 밀레나1 마침표를 찍고 끝낸다고? 오만이었다. 혼자서 뭘 끝내. 어떻게 끝내. 지나가 버린 거고, 흘러간 거였지. 나를 버리고 간 당신과의 이야기를, 나는 내가 끝낸 줄 알았다. 남이라는 글자 뒤에 마침표를 찍고 페이지를 덮고, 나아가고 있다고 믿었다. 오만이었다. 오만은 눈물로 그 존재를 드러냈다. 해가 뜨고 지듯, 괜찮아졌다고 자만하는 순간 어김없이 주저앉아 엉엉 소리내어 우는 시간이 찾아왔다. 소원을 빌면 이뤄질 수 있단 말에 든 생각은 '과거의 상처때문에 울지 않게 해주세요'였다. 그 상처의 전부가 당신은 아니지만, 당신이 시작이었다. 끝이라고 찍었던 마침표 뒤에 커서가 깜빡깜빡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울고, 다시 마침표를 찍고, 또 울고, 또다시 마침표를 찍었다. 마침표 뒤에 서서 울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나약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끝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필요한 건 흘러갔다.. 2022. 9.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