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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

마침표를 찍고 끝낸다고? 오만이었다. 혼자서 뭘 끝내. 어떻게 끝내. 지나가 버린 거고, 흘러간 거였지.

by 당편 2022. 9. 4.

 나를 버리고 간 당신과의 이야기를, 나는 내가 끝낸 줄 알았다. 남이라는 글자 뒤에 마침표를 찍고 페이지를 덮고, 나아가고 있다고 믿었다. 오만이었다. 오만은 눈물로 그 존재를 드러냈다. 해가 뜨고 지듯, 괜찮아졌다고 자만하는 순간 어김없이 주저앉아 엉엉 소리내어 우는 시간이 찾아왔다. 소원을 빌면 이뤄질 수 있단 말에 든 생각은 '과거의 상처때문에 울지 않게 해주세요'였다.

 

 그 상처의 전부가 당신은 아니지만, 당신이 시작이었다. 끝이라고 찍었던 마침표 뒤에 커서가 깜빡깜빡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울고, 다시 마침표를 찍고, 또 울고, 또다시 마침표를 찍었다. 마침표 뒤에 서서 울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나약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끝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필요한 건 흘러갔다는 걸, 지나갔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우습게도 받아들이라는 말 참 많이 봤다, 책과 유튜브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그때마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조소했다, 그리고 나는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 그 말을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게 어떤 것인지도 몰라서 그랬다. 이걸 깨달으라고 계절이 내게 말을 건넸나보다. 올 봄부터 계절이 지나가는 걸 보면서 힘들었다. 끝난 걸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잔잔한 바닷 바람을 타고 온 누군가가 밤기운을 빌려 말했다. "태풍이 지나가면 끝날 거라고 말해주세요." 나는 대답했다. "태풍이 지나가면 끝날 거예요." 그를 보면서 말했지만,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이었고 바람이었다. '태풍이 지나가면 끝나겠지. 소원이 이뤄지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반복해서 듣고 본 것 

'Night train, Milena' https://youtu.be/70xeicmG7Ko

 

 

묘령의 황자 - 34화 인고의 회랑 (5)

 

 

 

 

'묘령의 황자'의 12화 귀신부(5) 

 

 

 

 

묘령의 황자 16화 천년과 찰나 

 

 

 

 

밤기차
                                                                               안상학

칠흑 같은 밤 그대에게 가는 길
이마에 불 밝히고 달리는 것은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멀리서 기다리는 너에게
쓸쓸하지 말라고

쓸쓸하지 말라고
내 사랑 별 빛으로 먼저 보내는 것이다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784580&no=16&weekday=sat 

 

묘령의 황자 - 16화 천년과 찰나

16화 천년과 찰나

comic.naver.com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784580&no=16&weekday=sat

 

묘령의 황자 - 12화 귀신부 (5)

12화 귀신부 (5)

comic.naver.com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784580&no=34&weekday= 

 

묘령의 황자 - 34화 인고의 회랑 (5)

34화 인고의 회랑 (5)

comic.naver.com


더보기

*끝나다 

  - 다 이루어져 마무리되다.

  - 아주 그르치게 되다.

 

*오만하다 

  - 방자하고 잘난 체하여 건방지다

 

*지나가다 

  - 시간이 흘러서 과거의 일이 되다.

  -  흘러서 경과하다.

 

*흘러가다 

  - 지나서 과거가 되다.

 

*버리다 

  - 동사의 연결 어미 ‘-어’의 뒤에 쓰여, 앞 동사의 동작이 완료됨과 동시에 그 일이 어찌할 수 없는 상태로 바뀌었음을 뜻하는 말.

 

*태풍 '힌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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