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잘 챙겨먹지 못할 것 같다며 빵을 따뜻하게 데워서, 먹기좋게 썰어서 주셨다. 정말 감사한 하루다.
다음주면 이곳을 떠난다. 좀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역별로 살기란 목표를 생각하니 한달로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떠난다고 여기니 불안감이 물었다. 한 게 뭐가 있냐고, 뭘 하고 싶었냐고. 한 게 없다고 자책할 뻔했다.
매일 뭘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일지를 기록했다. 블로그에 글을 썼다. 책을 읽었고, 책 내용을 마인드맵이나 엑셀로 정리했다. 조깅과 명상을 했고, 식단은 닭가슴살, 채소, 과일, 쌀, 김, 따뜻한 국이면 충분하단 걸 인지했다. 집순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집은 넓을 필요가 없다는 걸, 하지만 안전함은 필수라는 걸 깨달았다. 아령 5kg로 운동을 했고, 아침 식사 전 가볍게 산책을 했다. 묵언수행을 시도했다. 사람을, 외부의 자극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적적함을 온몸으로, 혼자 견뎌냈다. 또한 삶이 과제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알아냈다. 항상 면접 보는 기분으로 살고 있었다. 상대에게 평가표를 주고, 그 평가표 맞추려고 했다. 호의가 돌아오지 않으면 원하는대로 했는데 왜 좋아해주지 않지? 자문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관심을 살 수 있는지 찾아보고 애썼다. 호의가 돌아오면 안심하면서 노력의 대가로 여겼다. 중요한 건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만족시키려고 애썼다. 불가능한 일을 목표로 삼았으니 늘 지칠 수 밖에 없었다.
'누가봐도', '남들이 봤을 때'가 아니라 '내가 봤을 때' '내 생각엔' 으로 언어부터 바꿔야지. 경험상 평가를 당장 멈출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 대상자는 나! 그리고 그 평가표도 내 기준! 편파적으로 좋게 해석해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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