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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김진영 지음)_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추천

by 당편 2022. 6. 13.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마음 한편이 불안하고,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추천하고 싶다. 

 

 2022년 3월, 아무런 이직 계획 없이 퇴사했다.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고 싶었다. 현재이자 과거인 것들을 다 두고 떠나고 싶었다. 물건, 인간관계 등에서 멀어져서, 나로서 가벼워지고 싶었다. 

 

 지역별로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나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푸르른 자연을 산책하고, 조깅하고, 도서관에 가고, 닭가슴 등을 먹었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만화책을 보고, 드라마를 보고, 유튜브를 보고, 혼자 오열도 하고, 자주 웃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어떤 것을 두려워하는지, 말을 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지, 언제 놀라는지 등을 관찰할 수 있었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 매일 블로그에 글을 썼다. 

 뭐하냐는 질문에 "백수! 놀지!"라고 대답했지만, 이 책의 표현을 빌리면 "나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었다. 

 

 책의 절반 정도를 읽었다. 진정제 주사를 맞은 느낌이다. 이 책 덕분에 내가 백수라고 칭했던 시간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줄 수 있게 되었다. 소나기가 내리듯 갑자기 불안해지는 순간이 오면 우산을 펴듯 이 책을 읽어야겠다. 고마워. 

 

작위적으로 웃기게 비하하는 단어나 드립 등을 사용하곤 했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 하고 나서 늘 마음이 불편했다. 이제 맞지 않는 옷은 벗기로 했다. 

 

 포장할 필요도 없지만 일부로 비하할 필요도 없다. 정직하게 필요한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회사를 그만둔 이유, 이직이 아니라 쉼을 선택한 이유, 쉬면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회사에서 벗어나 스스로와 일에 대한 어떤 관점을 갖게 되었는지 등을 담아보자고 했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르겠는, 이 아무런 생산성이 없는 시간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간에 이름이 있다면, 이 시간을 누구든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내가 계획했던 방향으로 커리어와 삶을 잘 꾸려나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깐 트랙에서 내려오는 시간.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로부터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거리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타인의 삶의 속도와 방향에 치여 잃어버린 나의 중심을 회복하는 시간. 

 

생산성은 없지만,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누군가가 봤을 때는 멈춰서 있지만, 저마다 자신만의 시간에서 각자의 분투를 하고 있었다. 

 

제작사/생산자/기획자로서의 내가 아닌 사적인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찾을 수 있었다. 

 

아무리 책을 읽고 여행을 가도 어떻게 해야 나에게 쉼을 줄 수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하루 종일 각자 시간을 갖고 저녁에만 모여서 나눠주는 질문에 답변하고, 이야기하고, 건강한 음식 먹고, 그냥 그렇게 보냈어요. 

 

일어나서 뭔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고. 그런 쉼의 감각을 몸에 익혀갔어요. 

 

재능이 있든 없든 계속하는 수밖에. 그저 쓰고, 찍고, 만드는 일이 언젠가 나를 구원하리라고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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