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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라는 말이 쉽지 않게 설계되었구나.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진다.
현재의 사건을 과거나 미래에 두고 생각해보란 것, 산책을 하거나 자연을 보라는 것, 나를 3인칭으로 말해보라는 것, 부정적인 사건에서 배울 점을 찾는 것 등에 대해서 노력 중이다.
이제 리추얼을 만들어야겠다. 뭐가 좋을까?
마음속의 잔소리꾼, 즉 채터 때문이에요. 채터는 잔혹해요. 마음의 스크린에 옛날에 실수한 장면을 반복해 틀어대고, 앞날에 관한 불길한 상상을 자꾸만 떠올리게 하며, 상대의 작은 잘못을 붙들고 늘어지게 만들어요.
앵킬은 마음이 통제를 벗어나 ‘괴물’이라 칭한 것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걸 느꼈다. 괴물은 그의 마음에 둥지를 튼 비판자였고, 그가 오랫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는 사악한 언어적 사고였다. 그는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듯한 기분이었다._65p
문제 자체가 너무 신경 쓰여 집중력을 빼앗기면 재앙이 벌어져요. 실수하면 안 된다,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공을 던질 수도 없고, 입이 떨어지지도 않아요.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이 쏠리기 때문이에요.
감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는 채터를 잠재우는 데 큰 도움이 안 됩니다. 부정적 감정을 역으로 증가시킬 수도 있죠.
“혼란에 빠지면 실질적 해결책을 구하기보다 공감을 얻는 데 집중”_162p하기 때문이에요.
이는 “활활 타오르는 내적 목소리에 바싹 마른 통나무를 던지는 것”_163p이나 다름없죠.
그는 실험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속상한 기억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마음속에 그리게 하고, 다른 쪽에는 구경꾼 관점에서 자신을 관찰해 보라고 했어요.
결과는 확연히 달랐어요. 1인칭 시점에서 사건을 본 몰입자들은 다량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심박수가 빨라지면서 “상처받음, 부끄러움, 굴욕감, 열받음, 배신감, 버려진 듯한 느낌 등”_105p에 빠졌어요.
반면 3인칭 시점에서 본 초연한 관찰자는 문제를 한층 명확히 보면서 “똑같은 사건으로 건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_106p 냈어요. 크로스 교수는 후자에 ‘벽에 붙은 파리 효과’라는 이름을 붙여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내부 관점’을 피하고 ‘외부 관점’을 채택하는 법을 배우라”_113p라고 말했어요. 거리를 두면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고, 더 타협적으로 변해서 대안을 적극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시간적 거리 두기, 3인칭으로 말하기, 총칭적 당신, 산책하기, 믿음과 제의 등이에요.
방법 1 : 시간적 거리 두기
시간적 거리 두기’란 현재의 문제를 과거, 또는 미래에 가져다 놓아 보는 겁니다. ‘괜찮아, 인생에서 이 정도 위기쯤 수없이 넘어서 여기까지 왔어.’라거나 ‘10년 후 돌아보면 아무 일도 아닐 거야.’하고 말이죠.
방법 2 : 3인칭으로 말하기
‘3인칭으로 말하기’는 ‘내적 대화’를 할 때, 남한테 말하듯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왜 동료한테 분통을 터뜨렸을까?’ 대신에 ‘왜 은수가 동료한테 분통을 터뜨렸을까?’ 하는 것이죠.
이렇듯 자신을 2인칭・3인칭 대명사로 호칭하면, 감정을 다스리고 내적 대화를 통제하는 힘을 되찾을 수 있어요.
“우리가 내면을 관찰하는 동안 자신을 지칭하는 단어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영역에서 채터를 통제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_145p 마음은 참 신비해요.
방법 3 : 총칭적 당신
비극은 일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선택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당신’은 공허함, 즉 ‘당신’의 심장, ‘당신’의 폐를 완전히 차지해, 생각하고 심지어 호흡하는 ‘당신’의 능력을 위축시키는 허무함에 굴복할 수도 있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설 수도 있다._147p 부정적 경험에서 무언가 배우려 할 때 우리는 ‘총칭적 당신’을 씁니다.
나에게 찾아온 불행이 “모두가 겪는 일임을 알고, 그 사건이 삶의 일부임을 깨달으면”_146p 자신에게 너그러워져요.
방법 4 : 산책하기
힘들 때는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시를 읽으세요. ‘내적 대화’는 물리적 공간에 영향을 받거든요. 자연은 “일종의 배터리처럼 인간 뇌에 내재한 한정된 주의력을 재충전”_185p해 줍니다. 자연 풍광을 담은 사진이나 그림만 봐도 주의력이 높아집니다.
방법 5 : 믿음과 제의
기도나 묵상 등 ‘의식ritual’도 채터를 몰아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예를들어 “통증을 덜 느낄 것이라 믿으면 뇌의 통증 회로가 덜 활성화되고, 값비싼 와인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쾌락 회로가 크게 활성화”_223p돼요. 어떤 행동이 도움이 된다고 믿으면, 믿는 대로 마음이 반응하죠.
그래서 故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았죠. 그날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지금 하는 일에 정말 만족하는지”를 물었다고 해요.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은 경기 시작 전 항상 같은 의식을 거행합니다. 얼굴이 위쪽을 향하도록 선수용 신분증을 두고, 음료수를 벤치 앞에 가지런히 정돈해 두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인간은 현재에 충실할 수 없는 존재”_30p로 진화했거든요. 조금만 방심해도 우리 뇌는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떠올리는 쪽으로 돌아가요. 우리 뇌의 초기 상태default state가 내적 몽상이기 때문이죠.
마음은 몽상에 빠져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자기 말을 귀담아듣는 것을 좋아해요. 이런 내적 대화가 없다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변화를 도모할 수도 없어요. “내적 대화는 독창성을 발휘해 우리가 무엇인가 만들고,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미래를 꿈꾸도록 자극하는 주된 동력이다.”_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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