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감각, 감정

괜찮아. 계속 생각해도 괜찮아. 쓸데없지 않아! 나아가고 있으니까 자학말았으면 해.

by 당편 2022. 9. 14.

  빨간불을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는 기분이다. '분명 초록불이여야 하는데...'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이다. 내가 원하는 건 그곳을 벗어나는 것인데 마음은 신호등을 두고 왜 빨간불이냐고 어째서 초록불이 아닌거냐며 갈팡질팡하고, 나는 그런 자신이 싫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대상만 달라지고 계속 맴돌게 되니 환장한다. 지금 생각나는 것만 다섯이다. 이쯤되면 내가 뭘 원하는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이걸 즐기는 건 아닐까? 빨간불이라고, 안 된다고 그은 선을 바라보며 괴로워하는 악취미가 있는 걸까?

 

 본심이나 무의식이 원하는 걸까? 그렇다면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것부터가 잘못된 시작일까? 그렇진 않아. 기분이 안 좋거든. 그들이 다가오거나 내가 다가가거나 둘 다 기분이 좋지 않아. 그러니 선을 그은 건 옳은 일이지. 그렇다면 포기가 느린 건가? 견디는 체력이 좋거나 익숙한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고저쩌고해도 현재 제일 피하고 싶은 건 자학이다. 그럴만 하니까 하겠지. 그럴 수밖에 없겠지. 하면서 이해해줘야지. 저도 어쩌지못해서 괴로운데 왜 자꾸 그러냐고 멍든 곳을 또 때리진 말아야지.

 

 쓸데없지 않아. 반복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속 성찰하고 있으니 끝은 있을 것이다. 이런 류는 장염이라고 여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복통도 설사도 멎으면 나아질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