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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

롱블랙_후카사와 나오토 : 산업 디자인의 거장, 무인양품에 깃든 슈퍼노멀을 말하다

by 당편 2022. 6. 13.
후카사와 나오토는 현존하는 최고의 산업 디자이너로 불립니다. 애플의 CDO(최고 디자인 책임자)를 지낸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가 꼽는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예요.
거장은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요? 

 

디자인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슈퍼 노멀’은 어떻게 디자인될까요? 후카사와는 “관찰에서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관찰하는 습관을 길렀다고요.

 

말하는 사람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하며 진심인지, 아닌지 살폈습니다.
내 디자인의 시작도 바로 이 관찰이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위에서 가치를 포착해내는 것이, 디자인의 첫 단계입니다

 

후카사와는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관찰합니다.
후카사와의 디자인은, 이러한 무의식적인 행동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해요. 

 

“좋은 디자인이란 위화감이 없는 디자인입니다. 물건을 만드는 것을 넘어, 물건이 사용될 환경과 분위기를 고려하는 것이죠. 보통의 CD 플레이어는 그냥 놓여 있을 뿐입니다. 사용자와 관계를 맺지 않아요. 그러면 분위기라고 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줄을 당기고, CD가 돌아가고, 그 회전이 음악이란 소리로 들려올 때 그 공간에는 조화로운 공기가 흐르죠.”

 

후카사와는 인간의 무의식적 행동에 기반한 디자인을, ‘슈퍼 노멀’이란 디자인 철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슈퍼 노멀’, 말 그대로 ‘지극히 평범하다’는 말입니다.

 

후카사와는 “‘슈퍼 노멀’이란 한 마디로, 자극이 없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중 유리컵을 들어 설명하는 후카사와. 그의 가장 상징적인 디자인 철학은 슈퍼노멀로, 극도로 평범해서 실용성만 남은 물건이 가장 아름답다는 의미다. 

 

먼저 밥솥은 디자인이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색상도 흰색 하나뿐이죠.
대신 사용성에 집중했습니다. 뚜껑에 주걱을 놓을 수 있는 거치대를 달았어요. 밥을 푸고 나면 자연스럽게 주걱 둘 곳을 찾는, 사용자의 무의식적 행동을 고려한 디자인이에요.

 

“제품에 무엇인가를 더하면 그 수명이 짧아지므로,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까지 제품의 부가 요소를 제거하라”고 말해요.

 

“일본에는 슈타쿠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물건이 윤기를 내면서 더 아름다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슈타쿠란, 사람과 물건의 관계가 깊어지는 겁니다. 어떤 제품은 낡고, 변모할수록 아름다워집니다. 나무 테이블에 손때가 묻으면 표면이 반짝거리고, 또 평평해집니다. 재미있는 것은 나무 같은 자연 재료만이 슈타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인위적인 플라스틱으로는 슈타쿠가 어려워요.”

 

불필요한 물건과 공간이 넘쳐서 생활이 복잡했던 거예요. 저는 오두막 생활을 통해 ‘배제’를 배웠습니다.
그 곳은 전기도 수도도 없는 곳이었어요. 망치, 톱, 물만 사용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직접 콘크리트를 발랐고 근처 강에서 물을 떠와 썼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딱 필요한 만큼의 전기, 최소한의 물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생활 면에서의 슈퍼노멀이었습니다.

 

자연에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가장 좋은 것’이 뭔지 알 수 있는 거예요.

 

“디자인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각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본인이 어떠한 이유에서, 특정한 행위를 하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이런 감각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닙니까?’ 물어봐 주는 게 바로 디자인입니다. 감각에 어두운 사람을 우연한 계기에 ‘아, 그런 건가’하고 깨닫게 만드는 것 말이죠.”

 

후카사와는 디자인을 제시함으로써 “혹시, 당신에게 이러한 해결책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가요?”라고 ‘환기’시켜 주는 겁니다.

 

“이 세상은 추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생각, 행동, 세계, 생활, 인생…이 추상적인 세계를 구체화하는 것이 바로, 일상에서의 ‘디자인적 사고’입니다.
디자인적인 사고는 어렵지 않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거예요. 대화 중에 상대방에게, 적절한 단어를 골라 말하는 것도 디자인적인 사고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디자인적 사고’를 할 수 있어요. 경험을 쌓고, 계속해서 감각과 생각을 터득한다면 말이죠.”

 

 

https://www.longblack.co/note/316

 

후카사와 나오토 : 산업 디자인의 거장, 무인양품에 깃든 슈퍼노멀을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B “디자인이란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진정한 디자인이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관한 것이다.(It's not just what it looks like

www.longblack.co

 

"평범하다는 것은 흔한 것
평범하다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 것
평범하다는 것은 지루하다는 의미였다."
_청춘 시대

 

슈퍼노멀이라니. 모든 것은 해석의 영역이라고 여겨진다. 

추상적인 것을 나만의 해석으로 말하고, 생각하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구나. 

매 순간 나에게 묻고 싶다.

"네 생각은 뭔데? 어떤 속도로, 어떤 단어로 말하고 싶어? 어떤 기분이야? 무엇이 연상되었어?"

"괜찮아. 눈치보지 않아도 돼. 왜냐하면 네가 뭘 해도 제멋대로 해석할거야. 어차피 의도대로 될 수 없다면 적어도 마음대로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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