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_윤동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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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필요했던 순간

왜 사냐?_윤동주, 길

by 당편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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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왜 사냐? 라는 질문을 아빠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땐 아빠가 무서웠고, 그가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라 질책하기 위해 하는 말임을 알았기에 목소리 내지 못했지만 속으로 말했다.  '태어나서요'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음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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