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도 미련이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가 알고 있었다. 서럽고, 분하고, 억울하지만 끝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머리가 아는 걸, 마음은 모르고 싶었다. 구마의식을 당하는 악마처럼 마음이 발악했고, 고스란히 겪어내야 했다. 방에 웅크리고 누워 숨죽인 채 울었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아무리 가슴을 쳐도 시원해지지 않고, 멍만 들어 욱신거리던 아침이 생각난다.
김광진, 편지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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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란히 : 손쓸 수 없이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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