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뭐가 있지? 진짜가 있나?
나는 나야. 순간의 진심도 진심이야. 되고 싶은 나와, 그러지 못한 내가 나인걸. 진짜라고 정하는 건 나야. 납득시켜야 하는 건 나 자신. 카멜레온처럼 기분과 체온에 따라서 바뀌기도 하고, 물처럼 주변에 맞춰서 변하는 모든 순간이 나였다. 왜 소나무처럼 한결같지 않냐고 진짜가 뭐냐고 비난하는 건 이제 그만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 해명하지 않을래. 왜냐하면 내 의도대로 전달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언어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거니까. 돌고 돌아서 나야. 변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나야.
유재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쳇바퀴 돌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 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로 감추며
한숨 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엇갈림 속의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 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내곤 또 잊어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자화상
윤동주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단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무언가가 필요했던 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게 나야_초코와 바닐라 'simple',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한세계 (0) | 2022.07.02 |
---|---|
외로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_최백호, 길 위에서 (0) | 2022.07.01 |
어떻게 해도 미련이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_김광진, 편지 (0) | 2022.06.30 |
왜 사냐?_윤동주, 길 (0) | 2022.06.28 |
이제 네 생각하기 싫어_브로콜리너마저,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0) | 2022.06.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