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다 여기던 반복적인 방황이,
하느님.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우는 것과, 그걸 찾지 못해서 우는 것 중에 어떤 게 더 괴로운가요?
"무서워" 외쳐보고야 비로소 알았다. 나는 그동안 두려웠던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내가 어쩌고 싶은지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리고. 그래도 가차없이 흐르는 나날이.
중요한 건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것을 변명거리로 삼지 않는 거야.
애초에 왜 난 뛰쳐나왔던 거지? 어디로 가고 있었던 거지? 왜 달렸던 거지? 이대로 가면 뭐가 있지? 수천가지 질문에 물론 대답 따위 없이.
직성이 풀릴 때까지 계속 달려 봐. 방황할 거면 방황하고 달릴 거면 달리라구. 답 따윈 아무래도 좋아. 처음부터 그런 건 없으니까. '본인이 정말 직성이 풀릴 때까지 해 보았는가' 밖에 없는 거야.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라는 말은 아름다워.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아무것도 없었어. 하지만 밝았어. 하늘이 무척 아름다웠어.
'돌아보지 않고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런 식으로 달려나갔던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아마도 난 등 뒤에서 멀어지는 나 자신의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답이 나오지 않는, 그 나날 조차도...
길고, 길었던, 나의 사랑.
남들이 보기엔 아무리 한심해도. 볼품없고 초라해도, 그를 사랑하는 이 마음, 단 하나가.
'나는 무력하다'라고 하면서, 나 자신을 동정하며, 머리나 감싸쥐고 주저 앉아 있을 때가 아니야.
난 말했어요. 희망 따위 눈곱만큼도 없었지만. 이젠 다 틀렸다는 거 알았지만, 그래도 분명히 말했어요.
내내 생각했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의미는 있을까 하고.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인 건가 하고.
이제는 알겠다. 의미는 있다.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 해도 괜찮은 거 아닐까? 그건 교수님이 스스로 찾아내야 할 것이지. 하구미가 줄 건 아니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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