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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

롱블랙_김명중 : “MJ에게 일을 맡기면, 주변 사람들을 참 즐겁게 만든다” 주변을 즐겁게 만드는 것도 능력!

by 당편 2022. 11. 28.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을 비위 맞추는 것이라고 폄하면서 살았었다. 그것이 내 장점이었는데 말이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테스트를 하면 결과 다섯 가지 중 대인관계에서 네 가지가 나왔다. 나머지는 '책임감' 그래서 지긋지긋했다.

“출신지도, 문화권도 다른 제가 어필할 수 있는 건 친절함과 열정적인 태도 뿐이었어요. 좋은 결과물은 기본이고, 찍는 과정까지 즐겁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좋은 기억을 가져가는 경험이, 사진작가에겐 중요한 커리어라고 생각해요.”

김명중 작가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주변을 즐겁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본인의 밸류 업value up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쏟아부은 노력이 결정해요."
"감동을 주려면 내가 왜 찍는지, 어떤 목적으로 찍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하죠. "

나의 가치는 내가 바라는 내가 되려고 쏟아부은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그럼 나는 왜 그렇게 되고 싶을까?
'매 순간 선택하며 나아가는 것'이 내가 바라는 나다. 그렇다면 매 순간 왜? 어떤 목적인지 자문자답해야겠다.

롱블랙 프렌즈 K
매일 롱블랙 노트를 준비할 때마다 느껴요.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좋은 글만큼 중요하단 걸요.
무심코 저지른 일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때도 있죠. 김 작가가 그렇습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 주문하기도 버거운 실력이었죠. 김 작가는 대신 부전공으로 사진을 공부했어요. 영어가 필요 없는 수업이라 좋았거든요.
김명중 사진작가는 런던의 작은 뉴스 통신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밤 대신 낮에 일하고 싶어, 일자리를 수소문하러 다시 영화학교에 들린 게 계기였어요. 학생 신문에 실린 구인 광고를 읽었죠. 김 작가는 무작정 통신사 사무실에 찾아가 자신을 뽑아달라 했어요. “뭐든 시켜주면 잘할 자신 있다”면서요. 가까스로 합격한 김 작가, 자신을 ‘근면 성실한 청년’으로 어필했어요.
“절박하다고 사람이 무조건 달라지진 않아요. 지푸라기 잡는 마음으로 뭐라도 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도 있죠. 저는 언어가 안 되니까 몸으로 뛰었어요.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데, 이런 방법밖에 없었던 거죠.”
포토라인에 선 수십 명의 사진기자 틈사이를 비집고 들어갔어요. “어떻게든 찍어야 한다”는 다급함이 있었거든요. 연신 찍어댔어요. 필름 두 통을 다 써버릴 만큼요.
보도 사진을 찍으러 갔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내용에 걸맞는 사진을 담아야 해요. 환경이 좋든 나쁘든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하죠.”
꼭 가운데 자리가 아니어도 괜찮았어요. 김 작가는 왼쪽, 오른쪽에서도 찍어보고. 바닥에 쪼그려 앉아 위를 올려다본 채로 찍기도 했죠.
“그뒤론 저만의 시선을 담은 사진을 몇 장 더 찍어가곤 했어요. 기자회견에 찰스 왕세자*가 나타나면, 촬영용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비친 왕세자를 한 번 더 찍었죠. 매일같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유명인의 다른 면을 드러내고 싶었거든요.”
"... 연예인 촬영을 시키면 억지로 하는 거예요. 그럼 사진이 좋을 리가 없잖아요. 제가 하겠다고 나섰죠. 저는 사진이면 뭐든 좋았으니까요.”
매년 똑같은 영화제, 무대 구성, 배우가 단조롭다 생각했죠.
김 작가는 영화제 포토존 대신, 현장에 참석한 무명 배우의 초상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들은 영화제에서 조명받을 기회가 적었거든요. 일정도 한가했고요.
김 작가는 생각했어요. 사진 찍는 게 다가 아니다, 멤버들의 기분을 풀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요. 멤버들과 있을 땐 자주 웃었습니다. 파티에 초대해주면 최선을 다해 술 마시고 춤췄죠.
“출신지도, 문화권도 다른 제가 어필할 수 있는 건 친절함과 열정적인 태도 뿐이었어요. 좋은 결과물은 기본이고, 찍는 과정까지 즐겁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좋은 기억을 가져가는 경험이, 사진작가에겐 중요한 커리어라고 생각해요.”
김 작가는 어깨 너머로 폴의 따뜻한 태도를 배웠습니다. 월드 투어를 다니면서는, 자신의 드레스룸에 “폴을 만나 기타를 배우고싶다”는 소아암 환아와 어머니를 초대해 30분 동안 기타를 가르쳤어요. 정작 대통령이나 기업인과 만나는 시간은 5분도 넘기지 않았죠.
폴 매카트니와의 14년. 어떻게 보면 길고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 작가에게 물었어요. 어떻게 마음을 다잡냐고요. 그의 대답은 간단했어요.
“오늘은 내가 촬영하는 마지막 공연이다, 내일은 내게 맡겨진 공연이 없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사진 찍었어요. 그럼 생각이 조금 환기돼요. 어제는 이렇게 찍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찍어볼까? 궁리하죠.”
“뷰파인더로 가만히 폴 경을 보고 있다가, 이분이 평소 하지 않던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 굉장히 예민해져요. 그 찰나를 포착하거나, 일부러 찍지 않거나, 쉬는 시간에 그의 상태를 묻기도 하죠. 이런 예민한 감각이 늘어날수록, 폴 경과 더 깊이 교감할 수 있었어요.”
타성에 젖은 모습을 들켰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때 김 작가는 일에 대한 태도를 완전히 바꾸기로 했죠.
“공연 한 번에 약 1만 장을 찍습니다. 그럼 괜찮은 사진 60장에서 100장 정도를 집어 폴 경에게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게 했죠. 그 일이 있은 뒤론, 사진 한 장 한 장을 미리 보정해서 보여드렸어요. 폴 경이 봤을 때 각각의 사진에서 다른 매력을 느끼도록 색감, 앵글, 조도를 다르게 만졌죠. 그렇게 하니까 폴 경이 말하세요. ‘MJ, 필름을 새로 바꿨니?’”
“인사 몇 번하고 셔터 몇 번 누르는 걸로는 진심이 느껴지는 사진이 나올 수 없습니다. 한 6개월 정도 을지로 들어가서 살겠습니다. 그분들과 밥과 술을 먹으면서 동고동락할게요. 이에 대한 모든 경비를 다 지원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을지로 재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라,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심스레 다가갈 수밖에 없었죠. ‘나는 정치도 모르고 경제도 모릅니다. 그저 사장님이 하는 일을 후대가 자랑스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남기고 싶습니다. 30년, 40년 일해 오신 그 자리에서 저를 쳐다봐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라고요.”
"모든 사람의 직업은 숭고하고,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이젠 한 인간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냈는가를, 사진 한 장에 눌러 담고 싶어요.”
카페에서 그림 그리던 피카소에게, 한 여자가 자신의 초상을 스케치해달라고 말했어요. 피카소는 1분 만에 초상화를 그린 뒤 여자에게 ‘5만 프랑’을 제시했죠. 여자가 항의하자, 피카소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 그림은 1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여기에 오기까지 내 모든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본인의 밸류 업value up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쏟아부은 노력이 결정해요. 출처 없는 사진이랑 유명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을 왜 다르게 취급하겠어요? 사진작가가 그동안 쌓아올린 ‘좋은 결과물’이 모여 인지도를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왜 찍는가”에 대해 매번 질문하는 작가가 되어야 한다면서요.
“내가 찍은 사진이 얼마나 감동을 줄 것인가가 그 사진의 생명력을 결정해요. 감동을 주려면 내가 왜 찍는지, 어떤 목적으로 찍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하죠. 대답을 찾으려면 사진을 찍기 전에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https://www.longblack.co/note/496

김명중 : 폴 매카트니부터 을지로 골목까지, 관찰자의 눈을 갈고 닦다

롱블랙 프렌즈 K 매일 롱블랙 노트를 준비할 때마다 느껴요.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좋은 글만큼 중요하단 걸요.그래서일까요. 인터뷰 현장에 뛰어든 사진작가에겐 ‘사명감’이 돋보여요

www.longblac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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