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결제를 할 만큼 보고 또 보던 흥미진진한 웹툰에 대한 관심도 사그러들고, 자려고 누웠으나 눈물만 흐르던 새벽도 지나간다. 좋든 싫든 순간이 지나간다는 걸 체감하면서 '지금 이 순간' 뿐이란 생각을 하는 와중에 박웅현님의 이야기가 담긴 롱블랙을 만났다.
내 다짐이 타인과 맞닿아 있는 게 기쁘다.
"좋은 걸 알고 나면 다음은 실행이에요. 아침에 산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하세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산책하지 말고요. 저도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더 ‘좋은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저는 광고가 곧 문제 해결이라고 말합니다. 왜 창의성이 아니냐고요? 광고는 광고주의 고민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잘 팔리지 않는다’, ‘브랜드 인식을 바꾸고 싶다’와 같은 것들이죠.
광고인을 문제 해결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더니, 내 일이 확장됐습니다.
내 업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선 살아남아야 했어요. 남들이 하지 않던 회의록 작성부터 시작했습니다. 핵심을 담은 회의록으로 인정받고 4년 차가 됐을 때, 광고 제작에 투입됩니다.
그래서 광고주들에게 말했어요. 나한테 3주만 주면 3주짜리가 나오고, 3개월을 주면 3개월짜리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요. 시간을 더 달라는 거였죠. 대신 기업을 더 들여다보고 광고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문서가 아닌 실제로 일하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했죠.
그래서 광고주들에게 말했어요. 나한테 3주만 주면 3주짜리가 나오고, 3개월을 주면 3개월짜리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요. 시간을 더 달라는 거였죠. 대신 기업을 더 들여다보고 광고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문서가 아닌 실제로 일하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했죠.
그때마다 저는 “우리 능력에 대한 무모한 확신을 갖자”고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경영 보고서와 달리 기업의 행동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봤거든요.
그렇게 브랜드 슬로건, 이름을 짓는 일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SBS의 슬로건 ‘함께 만드는 기쁨’, tvN의 슬로건 ‘즐거움엔 끝이 없다’, 신세계푸드 간편식 브랜드 이름 ‘올반*’을 지었어요. 모두 몇 개월을 들여 내부 사람을 만나며 광고 만들 듯 만든 겁니다.
올반의 이름에는 ‘올바르게 만들어서 반듯하게 올립니다’라는 가치관이 들어있는데요. 이걸 정하니 직원들이 재료를 들이는 방법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치를 지급하고 만든 원재료들만 수급하기로 했다는 거예요.
분위기를 바꿔야 했습니다. 일하는 게 즐거워져야 했어요. 고민하다 워크숍을 준비했습니다. 평일에 일본 후쿠오카로 떠났어요. 이벤트도 계획했습니다. 흰색 국화와 묘비를 챙겨 ‘TBWA 장례식’을 열었죠. 이때부터 다시 태어나자는 취지였습니다.
웃음이 늘어나자,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박 대표 사무실 칠판. 직원들이 장난스럽게 낙서한 흔적이 남아있다. 박 대표는 “회의실에서 팀원들이 턱이 아프게 웃고 나오면,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살아남으려면 사람들을 놀라게 해야 해요. 업계에서 제 스타일을 알 것 같다면, 완전히 다른 걸 내놓아야 하죠.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걸 꿈꾸느니, 과감하다 싶은 선택을 해야 해요.
제 앞에 펼쳐진 순간을 관찰하고, 그걸 성찰하는 태도가 중요해요. 성찰에는 나를 돌아본다는 의미가 있어요.
박 대표 사무실에 놓인 “그 어떤 순간도 그 어떤 순간의 수단이 아니다. 매 순간이 꽃봉오리라”는 문장.
좋은 문장은 우리 삶의 좌표가 됩니다. 원래 삶은 힘들죠. 그런데 제 경우에 이걸 덜 힘들게 하거나,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건 좋은 문장이에요. 객관적인 조건을 바꿔주지 못해도 주관적인 시선을 바꿔주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도 맞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라는 마음을 품은 겁니다.
각자 어떤 걸 할 때 시간을 죽이는 건지, 5년 후에도 의미 있게 남을지 생각해 보면 됩니다.
좋은 걸 알고 나면 다음은 실행이에요. 아침에 산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하세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산책하지 말고요. 저도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더 ‘좋은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https://www.longblack.co/note/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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