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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

롱블랙_톰포드 : 그의 '절박함'과 '억지'가 섹시하다. 노력을 믿는다고 말하는 그가 좋다.

by 당편 2022. 11. 29.

영화 '터미널'

영화 터미널에서 빅터 나보스키는 job를 구하기 위해 그 가게 앞의 공중전화 앞을 지키던 장면이 연상되는 톰포드의 일화가 재밌다. 

 

그가 말하는 '노력'이, '의심'이 그를 인간적으로 보이게 한다. 왜냐하면 일상에서 '내가 보고 있는 게, 생각하고 있는 게 옳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며, 노력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이니까. 

 


일하고 싶어 했어. 하지만 경험도 연줄도 없었지. 그러자 포드는 한 달 내내 하드윅의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어.
질려버린 하드윅이 하루는 “얼마나 빨리 면접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고 포드는 2분 만에 사무실로 찾아왔어. 그동안 계속 건물 로비에서 전화를 걸었던 거야. 하드윅은 포드의 절박함을 높이 샀던 것 같아. 
“톰에게 더는 희망을 주지 않을 생각으로 그를 불렀어요. 내가 ‘어떤 유럽 디자이너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르마니와 샤넬’이라고 답하더군요. 
(그를 채용하고) 
몇 달 뒤 ‘왜 그렇게 답했냐’고 묻자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당신이 아르마니 비슷한 걸 입고 있었거든요.’ 자, 그러니 내가 그를 뽑은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죠?
(Is it any wonder he got the job?)

_캐시 하드윅, 『Being A Gentleman』에서 
백화점에 가서 스커트란 스커트는 모두 뒤집어 보며 공부했대. 솔기는 어디에 있는지, 바느질은 어떻게 돼 있는지 관찰했지. 그런 다음 재봉사를 옆에 두고 직접 옷을 만들며 배워나갔어. 
어떻게’에 앞서 ‘왜’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건축과 패션은 닮았다고 봤지. 
‘왜 다른 문은 다 검은색인데, 이 문만 빨간색이니?’ 그때 전 제대로 답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이건 예쁜 빨간색이니까요’라고 했죠. 왜 이 문은 빨간색이어야 하는가, 이 문이 빨간색이라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알지 못했어요. 디자이너로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바로 이겁니다. ‘왜 이 디자인인가?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 이 디자인으로 내가 하려는 건 무엇인가?’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거예요.
"포드는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어요. 그는 비즈니스의 실용적인 측면을 이해하며, 그것은 (디자이너로서)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_도메니코 드 솔레, 2009년 Knowledge at Wharton 인터뷰에서
톰 포드 드림팀과 만든 광고는 이른바 ‘포르노 시크Porno Chic’라고 불리며 이목을 집중시켰어. 
“나는 섹슈얼리즘과 여성을 섹시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결코 ‘오, 이 여자를 섹시하게 보이게 할 거야’라고 생각하며 옷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 최종 결과물을 누군가 성적인 것으로 간주하겠지만, 저에게는 아름다울 뿐입니다. 인간의 몸은 아름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부끄러워할 게 아닙니다.”
_톰 포드, 2010년 인터뷰 매거진 인터뷰에서 
“그 당시에는 브랜드를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창의력을 부채질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래요.”
_톰 포드, Tom Ford 002 인터뷰에서
톰 포드는 고가 향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 톰 포드가 바이레도, 르 라보, 프레데릭 말 같은 브랜드들의 향수가 팔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지.
포드는 향수 이름을 정하는 것에서도 본인의 취향을 꺾지 않아. 대표적인 게 2017년 나온 한정판 향수 ‘Fucking Fabulous 빌어먹게 엄청난’. 당연히 에스티로더는 이 이름을 반대했어. 이 이름으로 백화점에 향수가 깔리면 너무 부끄럽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포드는 그대로 고수해. 결과는? 인기에 힘입어 정식 향수로 자리매김했어.
“회사를 시작할 때 나를 정의하는 건 뭔지, 나는 누구인지, 내가 항상 무엇에 끌리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제 자신을 계속 보고 제가 선택한 것들을 계속 바라봤죠. 그리고 이게 어떻게 제품, 기분, 느낌으로 변하는지도 끊임없이 연구했어요. 그렇게 제 브랜드 톰 포드는 만들어졌습니다.”
_톰 포드, Tom Ford 002 인터뷰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재능과 노력(hard work)이 모두 있어야 하지만, 저는 조금 더 노력을 믿는 편입니다. 이 세상에는 저보다 재능 많은 디자이너 천지예요. 그러나 그들은 저만큼 열심히 하지 않거나, 욕망하지 않거나, 집착하지 않았죠. 
패션은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의심해야 하는 일이에요.”
_톰 포드, 그라치아 인터뷰에서 
포드는 요즘 들어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대. 그의 아들 잭* 덕분이야.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이제는 패션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 거지.
“제 생각엔 윤리적 사치가 가장 큰 사치입니다
In my opinion, ethical luxury is the greatest luxury of all.”
_톰 포드, 2020년 로피시엘 매거진 인터뷰에서
“저는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안 할 수도 있어요. 영화를 만들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죠. 아이를 모래밭에 두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 아이는 모래로 블록을 쌓아 올리고 부수고 다시 쌓습니다. 저는 지금 블록을 쌓고 있어요. 무언가를 만들고 있고, 그것이 완전히 지어졌다고 느끼거나 지겨울 때, 다른 것을 만들 겁니다.”
_톰 포드, 2021년 보그 인터뷰에서

 

 

 

https://www.longblack.co/note/493

 

톰포드 : 구찌를 부활시킨 디자이너, 28억달러 짜리 섹시한 브랜드가 되다

롱블랙 프렌즈 L 와우, 에스티로더 그룹Estée Lauder Companies이 패션 브랜드 톰 포드TOM FORD를 완전히 인수했대. 28억달러(약 3조7914억원)에 말이야.

www.longblac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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