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감각, 감정

롱블랙_클리프 쿠앙(구글 수석 디자이너) : "발명가들이 각자 가까운 사람이 겪는 문제에 공감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유용한 제품을 창조하게 된 겁니다."

by 당편 2022. 12. 16.

 

Vipp의  페달 휴지통은 홀게 닐센이 미용사인 그의 아내가 편하게 머리카락을 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설계로부터 시작한다.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보다, 상황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오늘의 노트는 비非 디자인 전공 디자이너가 말하는, 왜 우리 삶에 ‘사용자 친화적’ 사고가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Chapter 1. 사용자 친화적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우버 앱으로 차를 부른다고 해볼까요? 버튼을 누르면 색깔이 바뀌고 차가 도착하면 푸시 알림이 옵니다. 인풋, 피드백, 리액션, 이 모든 게 디자인입니다. 사람들은 이걸 기술이라고 부르지만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이라는 더 큰 개념concept이 맞는 표현이죠. 당신이 기술(우버)을 사용하고 싶게 유도하는 것이 디자인이니까요.

그러니 매일 새롭게 일상을 파고드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살펴보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이 세상의 시민으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하는 겁니다(not living your fullest life as a citizen of the world).”
_클리프 쿠앙, 롱블랙 인터뷰에서 

쿠앙은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그 예로 꼽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기술의 오류라고 하지만 쿠앙은 ‘대표적인 디자인 오류’라고 지적해요

“결국 스리마일섬 사고를 일으킨 문제들은 우리가 스마트폰 알림을 끄려 할 때 짜증을 일으키는 문제들과 비슷해요. 읽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는 팝업 메시지 창처럼요. 잘못된 디자인 때문에 사고 당시 기계와 인간은, 상대방이 이해하는 언어로 소통하지 못했던 겁니다.” 

디자인이란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 중 하나인 것이죠.

 

Chapter 2. 우리는 기계가 친구처럼 대하길 기대한다 

“운전자가 느끼는 따분함이야말로 자율주행차 디자인의 크나큰 성과예요. 따분하다는 건 두렵지 않다는 것이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인데도 안심이 된다는 뜻이니까요. 완전한 신뢰를 얻는 것은 기술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의 문제인 겁니다.”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이란 건, 이처럼 기술이 인간의 가려운 구석을 알아서 긁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쿠앙은 “중요한 통찰은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기 마련”이라며 디자인에게서 얻는 삶의 자세를 말했어요.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보다, 상황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디자인이 함께 이해하고 공감한 내용이 스며들어 사용자들이 읽을 수 있는 사물을 만드는 일처럼 말입니다.”

 

Chapter 3. 이 세상에 보통 사람이란 없다 

“세상에 보통 사람이란 없습니다. 우리 능력은 시시각각 변하거든요.”

만약 손목을 접질린 사람이나 장 본 물건을 든 채 휴대전화를 잡으려는 사람이라면, 아주 잠시이지만 평생 한 손만 사용해 왔던 사람과 같은 세계에 머물게 되죠. 

디자인계에서는 ‘포괄적 디자인univesal design’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애가 사용자 능력의 한계가 아닌, 디자인된 세상과 사용자 사이의 불협화음이라는

쿠앙은 실은 우리가 ‘포괄적 디자인’의 혜택을 누려왔다고 말했어요. 눈치채지 못한 채 꽤 오랫동안 말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속 키보드와 이메일이 그렇습니다.

타자기는 1808년 이탈리아 발명가 펠레그리노 투리가, 시각장애인이었던 연인이 편지를 더 깔끔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발명된 겁니다. 이메일도 마찬가지예요.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Vint Cerf* 박사가 이메일 프로토콜을 처음 짰는데, 출근 후에도 청각장애인 아내와 소통하기 위해서였죠.

“발명가들이 각자 가까운 사람이 겪는 문제에 공감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유용한 제품을 창조하게 된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디자이너는 그들이 만드는 경험의 가장 외곽에 머무는 사람을 사려깊게 떠올리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의 맥락을 존중하며, 그 사람이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그리고자, 더 넓은 캔버스를 펼치는 디자이너들입니다.”

 

Chapter 4. 디자인적 은유가 서비스의 운명을 결정한다 

디자이너들은 휴지통, 파일 폴더, 손 모양처럼 실제 세상에서 영감을 얻은 요소를 맥에 아이콘으로 그려 넣었죠. 개인용 컴퓨터가 낯설었던 당시 사용자에게 디자인이 친절한 선생님이 돼줬던 겁니다.

결국 인스타그램은 스냅챗의 디자인적 은유를 받아들였어요.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스토리’ 서비스를 추가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여러분이 우편의 은유를 가진 메일은 업무처럼 여기지만, 페이스북은 여가처럼 여긴다면 이 역시 디자인적 은유 때문입니다. 이처럼 디자인적 은유, 서비스의 피드백에 따라 일상 경험의 인상이 달라져요.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느낌에 따라 소비하는 시대에 피드백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Chapter 5. 조금 늦게 꽃피우는 사람Late bloomer

“다른 사람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해 글을 쓰는 대신, 이제 나의 아이디어를 표현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렇다고 12년간의 기자 생활이 무용했던 것은 아닙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지만, 글을 쓰면서 일종의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을 해왔거든요. 

‘그때 내가 디자인을 알았더라면’ 이라고 아쉬워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사용하고 있어요. 만약 늦은 나이에 당신의 자리를 발견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제 자신이 늘, 늦게 피는 사람a little bit of a late bloomer이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분야를 가로질러 영감을 쌓는 법 

쿠앙은 겉보기에 디자인과 무관해 보이는 분야로부터도 영감을 받는다고 해요. 예를 들어 뉴욕 11번가에 있는 일레븐 메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라는 고급 레스토랑입니다

그 최고의 고객 경험이란 이런 겁니다. 인테리어 공사로 발 디딤 틈이 없는 곳에서, 홀 담당 직원들은 빈 접시에 메뉴를 써 붙여 두고 서빙을 시뮬레이션 해요. 멘트 하나하나도 실전처럼 치고, 손님처럼 자리에 앉아 보기도 하죠. 앙고라 소재의 의자가 따갑다는 몇몇 반팔 티셔츠 차림 팀원의 의견에 따라, 오픈 일주일을 남겨두고 의자를 전면 교체합니다. 

“일레븐 메디슨 파크 서비스 재설계의 핵심은 디테일에 있습니다. 이곳 서버는 손님 상에 접시를 내놓을 때의 각도도 신경씁니다. 손님이 접시 밑 바닥의 그릇 장인 이름을 똑바로 읽을 수 있도록 하죠.다른 분야의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보세요. 그들의 디테일에 대한 관심, 맥락에 대한 관심이 분명 영감을 줄 겁니다.”

 

 

 

https://www.longblack.co/note/518

 

클리프 쿠앙 : 구글 수석 디자이너, ‘선택받는 디자인’을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B 요즘 잘나가는 서비스에는 하나같이 ‘디자인이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평이 따라붙어요. 토스toss가 대표적이죠. 문득 저도 에디터로서 하나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www.longblack.co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