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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

웹툰_가담항설 : '지금 너는 무엇이 되어있느냐.'

by 당편 2022. 12. 9.

 

 


네이버 웹툰 '가담항설'

 

부패한 조정에서 좌절한 아들은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다. 

'저 또한 어머니의 안부가 걱정되어 이도 저도 못하는 부끄러운 아들이 되었습니다.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해가 떠있을 때 두 손으로 잡고 읽은 편지를, 달이 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들고 있었던 어머니는 붓을 잡는다. 

'종규 보거라.

육신의 안위만을 생각한다면 나는 너를 농사꾼으로 키웠을 것이고

부귀와 재물을 생각했다면 너를 장사꾼으로 키웠을 것이다.

 

아들아,

지금 너는 무엇이 되어있느냐. 

나는 내 인생 전부를 바쳐 너를 키웠다.

이 어미의 지난 인생을 수치로 물들게 하지 말거라.'

 

 

아들의 편지 대신, 6kg볼링공이 들어가 있을 만한 크기의 검은 상자가 어머니 손에 들린다. 

상자를 건넨 건 관군들, 그들의 창끝이 자신을 향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말한다. 

 

"울지마라, 아가야. 너는 사람을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고, 나는 아들을 이렇게 잘 키웠으니 울 일이 없다."


 

인생이 시간이란 종이 위에 붓으로 글을 쓰는 거라면, 나는 무엇을 쓰고 있지?

망쳤다고 지울수도, 맘에 들지 않는다고 찢을 수도 없는데.

수치스러워서 들춰보지 못하고, 뭐가 있는지 두려워 그 방향으로 고개도 못 돌리는 시간 말고 뭐가 있지? 

 

나는 지금 무엇이 되어 있지?

질문을 바꿔보자. 지금 시간 위에 뭘 쓰고 있지? 어떻게 쓰고 있지? 어떤 자세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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