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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

롱블랙_제니 오델 :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나의 진짜 의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만 알아차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by 당편 2022. 12. 13.

 

 카카오웹툰에서 어떤 웹툰을 열어보기만 해도 쿠폰과 이용료를 마구 주었다. 그래서 무료만 본다는 게 몇 만원 결제하는 단계까지 갔다. 이때 생각했다. '결제뿐만 아니라 내 관심 즉 나의 터치, 나의 클릭, 나의 시간이 누군가에게 이익이 되는구나.'

 

 쓰고 보니 확실해진다. 시간, 터치, 클릭이 돈이 된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내 시간과 에너지와 관심을 쓰고 있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누구와 있지? 무엇을 먹었지? 무엇을 구매했지? 무엇을 구독하고 있지? 


‘관심경제*에 저항하기Resisting the Attention Economy’ : *인간의 주의나 관심이 자원이 되는 경제를 말한다. 관심 경제에서 비즈니스는 인간의 관심을 더 많이 붙들수록 더 큰 돈을 번다. 소셜 미디어가 대표적인 관심 경제 비즈니스 모델이다.
Chapter 1.‘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의미를 재정의하다

그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 정의해요. 개인적인 레벨과 사회적인 레벨로요.

“개인적 레벨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즉각 반응하거나, 습관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핸드폰 앱 알림이 떴을 때, 바로 눌러보지 않는 거죠. 아주 잠깐이라도 숙고의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겉보기엔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겠죠. 하지만, 내면에서는 숙고하는 시간이에요. 나의 진짜 의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요.

더 넓은 맥락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유지maintenance, 관리care, 유대togetherness 같은 일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일종의 재교육 장치로 본다”_64p고 말합니다.
으레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생각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되찾는 겁니다. 

“어딜 가든지 이 조그만 확대 렌즈를 들고 다녀요. 볼 수 있는 모든 것에 이 렌즈를 들이댈 수 있어요. 꼭 야외로 나가거나, 대단한 자연일 필요도 없어요. 이 렌즈로 보면 집 안에서도, 정말 일상적인 것에서도 놀랄만한 걸 반드시 발견하게 되어 있어요.”

핵심은 늘 보던 것을 낯선 눈으로 보는 것. 그건 바나나 표면처럼 사소한 것에서부터, 생산성 같은 커다란 개념까지 모두 적용할 수 있습니다.
Chapter 2.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하는가

생산성을 숭배하는 사회 분위기에 잠식되는 것을 경계합니다.  

실제로 오델은 하는 일이 많아요. 책을 쓰고, 학생을 가르치고, 개인 창작 작업도 하죠. 한국, 미국, 독일 등 여러 국가의 매체와 인터뷰도 해요. 그러는 와중에 장미 정원에 가서 사색하고, 취미인 새 구경bird noticing도 놓치지 않습니다. 

오델은 어수선한 세상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없다는 기분에 휩싸여요. 그 시기, 오델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몰컴 장미 정원Morcom Rose Garden에 자주 갔습니다. 벤치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어요. 내면을 고요히 만들고, 주변을 관찰했습니다.

대낮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 
그럴 시간에 글을 쓰거나, 수업 준비를 하거나, 작품 활동을 해야 마땅하죠. 생산적이고, 돈이 되는 일이니까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님을요.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은 이 사회가 장려하는 일은 아니죠.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일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만 알아차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이런 긴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세상을 더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믿어요.
Chapter 3. 오델,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예술가

"여기에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게 뭐가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식으로요. 덕분에 아주 어린 나이부터 ‘내 눈앞에 뭔가 가치 있는 게 있다’는 감각을 단련한 것 같아요.”

제 작업은 ‘어떻게 익숙한 것을 낯설게unfamiliar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돼요. 

오델의 작업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닙니다.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모으고, 오리고, 붙여 만드는 일에 가까워요. 

 

Chapter 4.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판단하

그는 불안을 극복하는 대신,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했습니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였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떤 일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는 힘이 저한테는 거의 없더라고요. 스트레스가 심할 수 밖에요. 그래서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자. 다만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그걸 내 탓으로만 몰지는 말자’라고 생각했어요. 나 자신을 벌하지는 말자고요.”

“개인적으로 힘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다른 사람들하고 힘을 합치는 거예요. 그게 쉽진 않죠. 그래도 그냥 동료에게 묻는 거예요. ‘이 일이 스트레스가 심한데, 우리한테 할 일이 너무 많이 주어지는 것 같은데, 넌 어떻게 느껴?’라고요. 상대방이 자기도 그렇다고 하면, 그때부터 ‘혼자가 아니구나, 내가 미친 게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게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삶의 운전대를 직접 잡으라는 겁니다. 
Chapter 5. 마치며 : 일상을 최대한 느끼며 사세요

“나의 학생들아, 목표에 몰두해 현재를 흘려보내지 말고, 시선을 돌려 현재 내 두 발이 딛고 있는 물리적 공간에 더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라.” 

삶은 한 번뿐이니까요. 지금, 바로 지금을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아주 급진적인 행동이라고 말이죠. 

“특히 번아웃 상태이거나, 너무 열심히 일하거나, 그래서 하루하루가 똑같은 나날처럼 느껴진다면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아닌가요. 목표는 언제나 미래에 있죠. 전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것보다) 삶이 그냥 지나쳐가는pass by데에 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해요. 삶의 끝에서 돌아보며 ‘내 인생을 산 적이 없네’라고 느끼는 게 더 위험하죠. 가능한 삶을 최대치로 즐기고 싶어요. 그리고 그건 수치화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https://www.longblack.co/note/497

 

제니 오델 :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나를 지키는 법

롱블랙 프렌즈 B 지난 9월, 일상에서 포모FOMO 다루는 법에 관한 노트를 썼습니다. 한동안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또 틈만 나면 소셜미디어 앱을 켜고, 밤늦은 시간 괜히 업무용

www.longblac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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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 YES24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무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의 저자 제니 오델은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관심경제에 사로잡힌 관심의 주권을 되

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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