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닐 때, 주변 사람들에게 소소한 간식과 손편지를 자주 선물하곤 했다. 지쳐보이거나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돌아보니 사실은 내가 지치거나 힘들 때였던 것 같다. 타인에게 건넸지만 사실은 나에게 주는 위로였고, 간식이었던 것이다.
최근에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는데 그 후, 하루동안 위가 욱신거릴 정도로 마음이 불편했었다. 그 이유는 사과해야 할 타이밍이 늦어서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걱정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내가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그에게 사과한 것이 속을 자극했던 것이었다. 또한 그에게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 넘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 주체가 내가 되었으니 싫을 수밖에. 선을 넘을 수 있게 은근하게 허용했거나 유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불편함을 넘어서 통증이 느껴졌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내가 나에게 해주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나에게 손편지를 썼다. '너를 속박하고, 구속하는 건 없어. 있다면 그건 너의 생각 뿐이지. 네가 잊은 것 같아서 말할게. 넌 자유야'
과거의 쓴 편지가 생각났다. '너를 좋아해. 네가 울지 않길 바라. 이제 넌 자유야. 그 속박에서 벗어났어. 축하해'
미래의 나에게 쓸 편지의 내용이 궁금한 동시에 바라건대 비슷한 결의 내용이 아니길 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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