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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한주)살기154

한달살기) 한산 D+24 불안감이 물었다, 너 뭐했어? 아침을 잘 챙겨먹지 못할 것 같다며 빵을 따뜻하게 데워서, 먹기좋게 썰어서 주셨다. 정말 감사한 하루다. 다음주면 이곳을 떠난다. 좀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역별로 살기란 목표를 생각하니 한달로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떠난다고 여기니 불안감이 물었다. 한 게 뭐가 있냐고, 뭘 하고 싶었냐고. 한 게 없다고 자책할 뻔했다. 매일 뭘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일지를 기록했다. 블로그에 글을 썼다. 책을 읽었고, 책 내용을 마인드맵이나 엑셀로 정리했다. 조깅과 명상을 했고, 식단은 닭가슴살, 채소, 과일, 쌀, 김, 따뜻한 국이면 충분하단 걸 인지했다. 집순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집은 넓을 필요가 없다는 걸, 하지만 안전함은 필수라는 걸 깨달았다. 아령 .. 2022. 5. 20.
한달살기) 한산 D+24 다음 지역 결정 귀찮다. 씻고, 나가고, 조깅을 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귀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 오늘은 귀찮음을 이겨낸 하루에게 찬사를 보낸다. 훌륭해! 귀찮은 것을 해내는 것이 멋지다! 멋진 내가 좋다! 다음 지역은 경기도! 14박15일! 기간이 좀 애매해서 강릉으로 넘어가기 전에 어떻게 해야할지 계획이 필요하다. 오늘은 아아와 카스테라를 받았다. 누군가의 호의를 고맙고 기쁘게 받는 것, 그리고 그 감사함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호의 그 자체로 귀하고 감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잘 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오늘도 귀한 하루였다, 고마워. 2022. 5. 19.
한달살기) 한산 D+23 오랜만에 러닝 오랜만에 숨차게 달렸다. 1.3km 최선을 다했다. 오늘부터는 조깅 대신 러닝! 운동량을 좀 늘려보자! 이제 곧 여름이다! 사탕을 받고, 모카빵을 받았다. 감사하고 따스한 하루였다. 지게차 수업 문의도 하고, 다음 숙소도 예약해놨다! 좋아! 집중하고 싶어! 왜? 멋지잖아! 애매한 건 멋있지 않아! 어떻게 집중할 수 있을까? 2022. 5. 18.
한달살기) 한산 D+22 잠시 서울 아침 일찍 나서서 치과에 다녀왔다. 간김에 도서관에 들러서 책도 4권 빌렸다. '사랑은 사치일까?' '나는 더 이상 너의 배신에 눈감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나는 나' 책 제목으로 내가 현재 뭘 찾고 있는지 얼추 파악된다. 치과에 갔다가 카페에서 기차시간을 기다릴까? 바로 서울을 뜰까? 선택은, 바로 서울을 벗어난다! 왜냐하면 서울은 소란스럽고 시끄럽다. 2022. 5. 17.
한달살기) 한산 D+21 현실에서 회피하는 패턴 발견 오늘의 기상 시간은 7시, 평소에는 6시였는데 늦어지고 있다. 왜? 아침식사를 하고, 뒹굴뒹굴하다가 카페에 가서 과제를 했다. 나와서 야외에서 과제하고, 바람과 하늘을 구경했다. 새소리가 차소리보다 더 많이 들리는 곳에서, 바람을 피부로 맞으며 앉아 있었다. 노트북에서 눈을 떼면 흔들리는 나뭇잎과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늘이 보이는데 행복했다. 어떻게 하면 그 풍경 속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불현듯 현실 또는 하기 싫은 일에서 회피하는 패턴을 자각했다. 첫째, 어린시절에 대한 상처를 쓰다듬거나 자극해서 아파하기 둘째, 자책과 자기비난 셋째, 연애 고민 넷째, 성형 고민 다섯째, 먹기 또는 과식 놀랍게도 다섯 가지나 된다. 이럴 수가. 공통점은 순간을 피할 정도로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하거나,.. 2022. 5. 15.
한달살기) 한산 D+20 주5일은 초등학교로 초등학생이 아닌데도 요즘 초등학교를 자주 가고 있다. 조깅하러 가고, 정자에 앉아서 쉬러도 간다. 아직은 바람이 쌀쌀해서 금방 들어왔는데 내일은 좀 더 따뜻하게 입고 가서 작업할 계획이다. 참새 소리가 제일 시끄러운 작고 조용한 마을에 있는 것이 행복했다. 최근 1-2일 방언 터진 것처럼 생각과 말이 쏟아진다. 찐또라이가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제법 괜찮다. 공격력이 상승하고 있다. 혼자가 되어서 느낀 점 첫째, 두렵고 외롭고 무섭지만 살아갈만하다는 것. 둘째, 청소랑 빨래를 매일 할 수 있다는 것. 셋째, 모든 자극을 예민하며, 더 나아가 두려워한다는 것. 넷째, 자문자답할 시간이 많아지고, 나란 사람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서 잘 알게 된다는 것. 2022. 5. 15.
한달살기) 한산 D+19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카페를 가서 할 일을 끝냈다. 점심쯤 들어와서 자기 전까지 한 일은 ... 2022. 5. 13.
한달살기) 한산 D+18 찾았다, 산책로. 찾아6시 알람이 울리기 전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스트레칭과 청소를 했다. 모닝 페이퍼에 오늘 날짜를 쓰고 깜빡이는 커서를 홀로 두고 잠을 잤다. 경미한 근육통이 벗어지지 않는다. 기어코 카페로 나가서 공부를 하고 바게트를 먹었다. 부스러기가 노트북에 떨어져도 상관하지 않을 만큼 맛있었다. 얼음만 남은 포장컵을 들고 북적북적 북카페에 도착.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나와서 무작정 걸었고 안전해 보이는 산책로를 발견했다. 한산에 와서 제일 기쁜 일 중 하나다. 갈 곳이 생긴다는 건 매우 기쁘다. 내일 아침 걸을 생각이 설렌다. Fall in…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콜렉티브아츠의 노래와 처음 만났다. 노래의 시작은 아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 2022. 5. 12.
한달살기) 한산 D+17 해방 오랜만에 늦잠을 잤고, 개운한 기분이다. 공부를 하고, 독서를 하고, 유튜브에서 위로 받고, 만화책 '비밀' 읽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내가, 정직하게 대가를 지불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처음으로 달라고 기도했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나는 내 삶을 살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고, 가는 것을 붙잡는 것만은 이제 안 할 수 있겠다. 더는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녁 조깅하다가 말티즈에게 앙! 하고 물렸다. 다가가지 않았는데, 그 친구가 달려들어서 물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압박스타킹을 신고 있던 덕분인지 따끔하고 말았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2022.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