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어지기로 결심하다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불행이고, 잘못인 줄 알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를 필요로 해주는 것을 기뻐했고, 도움이 되고 싶어했다. 그래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도움이 되려고, 쓸모 있으려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사랑받으려고 애쓰는 나를 발견했다. 잘 웃고, 잘 먹고, 예의 바르게 굴고, 친절하고, 싹싹하게 굴어야 한다고 어릴 때부터 배웠다. 그래야 엄마 없이 자랐다는 소릴 안 듣는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래서 나는 잘 자랐을까? 그렇게 보이는 걸까?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서부터 연출일까? 잘 모르겠다. 그 어느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데 어떻게 된 걸까? 다 필요없다면서도 사랑받고 싶었다. 누군가가 간절하게 필요했다. 근데 정말 그럴까..
2022.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