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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감각, 감정76

마침표를 찍고 끝낸다고? 오만이었다. 혼자서 뭘 끝내. 어떻게 끝내. 지나가 버린 거고, 흘러간 거였지. 나를 버리고 간 당신과의 이야기를, 나는 내가 끝낸 줄 알았다. 남이라는 글자 뒤에 마침표를 찍고 페이지를 덮고, 나아가고 있다고 믿었다. 오만이었다. 오만은 눈물로 그 존재를 드러냈다. 해가 뜨고 지듯, 괜찮아졌다고 자만하는 순간 어김없이 주저앉아 엉엉 소리내어 우는 시간이 찾아왔다. 소원을 빌면 이뤄질 수 있단 말에 든 생각은 '과거의 상처때문에 울지 않게 해주세요'였다. 그 상처의 전부가 당신은 아니지만, 당신이 시작이었다. 끝이라고 찍었던 마침표 뒤에 커서가 깜빡깜빡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울고, 다시 마침표를 찍고, 또 울고, 또다시 마침표를 찍었다. 마침표 뒤에 서서 울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나약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끝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필요한 건 흘러갔다.. 2022. 9. 4.
버리다 : 이제 버리고 나아갈 시간이야 버리다의 사전적 의미 (1)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장소를) 인연을 끊고 등지거나 돌보지 않다. - (2) (사람이 무엇을) 찾지 않을 요량으로 내던지거나 쏟다. - (3)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몸, 물건 따위를) 본바탕을 상하거나 더럽게 하여 망치다. - (4) (사람이 지위를) 스스로 물러나다. - (5) (사람이 생각을) 떨쳐 없애다. - (6) (사람이 일이나 길을) 중도에 그만두다. - (7) (사람이 버릇을) 떼어 없애다. - 2022. 8. 11.
그만두다 : 멈추고 더이상 하지 않다 그만두다 : 멈추고 더이상 하지 않다 실패한 관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나를 버렸거나, 버린 것 이상의 충격을 주었거나, 존중하지 않는 관계 말이다. 그 사람과 연관된 장면을 곱씹으며 그 사람의 반응과 태도에 슬퍼했다. 그리고 그때의 나에게 실망했다. 내가 애썼다면 애써서 비하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하지 않아서 비난했다. 이것을 반복하는 이유는? 만회하기 위함이었다. 더나아가 원래의 상태보다 존중받고, 사랑받길 원했다. 그런데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나도 내 맘처럼 되지 않는데 타인을 바꿀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더욱이 나를 함부로 해도 된다고 규정한 사람들에겐 바늘도 드러가지 않는 것이다. 어릴 땐 몰라서 반복했고, 지금은 인식하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 반복하는걸까? 반복이 아니라 나아.. 2022. 8. 9.
거슬리다 : 순순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언짢고 불쾌함을 느끼다. 거슬리다 - 순순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언짢고 불쾌함을 느끼다. - (사람의 언행이 사람이나 그 마음에) 들지 않아 불쾌함을 주다. 말투가, 행동이 거슬리는 사람이 몇 년 만에 생겼다. 아하, 과업인가 보다. 무엇을 투사한 걸까? 내 안의 거슬리는 것? 아빠? 유년 시절의 나? 나도 화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나에게 무례하게 굴어서? 무례하게 굴었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불만? 아니면 다른 조처를 하라는 건가? 줄곧 눙치고 지나갔다. 오히려 더 잘하려고 애썼다. 잘 보이려고, 호감을 얻고 사랑받으려고 했다. 그러면 무례하게 굴지 않을 테니까, 그래야 나를 존중해 줄 거라고 믿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다. 그랬구나, 본질적인 욕망은 존중받는 것이었다. 거슬리는 것이 생기면 과업이구나.. 2022. 8. 8.
쓸모 없어지기로 결심하다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불행이고, 잘못인 줄 알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를 필요로 해주는 것을 기뻐했고, 도움이 되고 싶어했다. 그래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도움이 되려고, 쓸모 있으려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사랑받으려고 애쓰는 나를 발견했다. 잘 웃고, 잘 먹고, 예의 바르게 굴고, 친절하고, 싹싹하게 굴어야 한다고 어릴 때부터 배웠다. 그래야 엄마 없이 자랐다는 소릴 안 듣는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래서 나는 잘 자랐을까? 그렇게 보이는 걸까?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서부터 연출일까? 잘 모르겠다. 그 어느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데 어떻게 된 걸까? 다 필요없다면서도 사랑받고 싶었다. 누군가가 간절하게 필요했다. 근데 정말 그럴까.. 2022. 7. 18.
롱블랙_뉴 컨피던스(책) : 인생의 성공은 자존감이 아니라 자신감이 결정한다 자신감은 치열한 현실 인식에서 나온다는 말이 인상 깊다. 이번 롱블랙을 읽으면서 만화 "원피스"의 루피가 떠올랐다. 그는 쉬지 않고 말한다. "난 말이지. 해적왕이 될거야." "난 해적왕이 될 사나이니까." 루피는 분명하게 믿고, 그것을 말로 반복하고, 포기하지 않고 행동으로 증명한다. 세계적 신경과학자 이안 로버트슨 트리니티칼리지 교수가 쓴 『뉴 컨피던스』에 따르면, ‘자존감 수업’만으론 부족해요. 자존감은 넘어진 사람을 일으킬 수는 있어도, 앞으로 달려가게 만들지는 못해요. 다가오는 어둠을 뚫고 미래로 달려 나가려면 우리한테 또 다른 마음이 필요해요. 바로 자신감이에요. 인생의 성공은 자존감이 아니라 자신감이 결정해요. 인류는 (1)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엇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결과 기대), (2).. 2022. 7. 17.
영화_헤어질 결심 제주도에서 본 영화이다. 거주지를 떠나, 여행지에서 처음 본 영화이다. 무엇에 강렬하게 끌렸을까? 헤어짐? 박찬욱 감독? 이동진 평론? 많은 비중은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 때문이리라. 헤어질 것이 있고, 헤어질 결심이 필요한 걸까? 안타까운 건 그 대상을 인식하지 못하는 점이다. 서래와 해준의 은은한 사랑이야기가 자욱하게 전개되지만 분명하게 결론이 난다. '붕괴됐어요'란 해준의 말은 '사랑했어요'란 말이었다. 사랑한다가 아니라 사랑했다고 전반부가 끝나게 된다. 후반부는 진심인 서래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엔딩에서 울 수밖에 없었다.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헤어짐의 방식이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며, 내가 생각했던 방식과 비슷하지만 달랐기 때문이었다. 2022. 7. 3.
드라마 백년의 유산_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어. https://youtu.be/pW-4PvuQpow?t=212 3:38 세윤 :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주리 : 것도 아니면 뭐가 문제야? 세윤 : 너한테 마음이 가지가 않아. 주리 : 네? 세윤 : 노력하고 애써봐도 너한테 마음이 가질 않았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어. 여전히 넌 귀여운 후배고 좋은 직장 동료지만 그이상의 감정은 역시 무리였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은 것은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연락하지 않고, 먼저 만나자고 하지 않는 것의 이유였다. 서럽지만 나에게 문제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론은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 즉 그만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2. 6. 28.
드라마 머니게임_이혜준에게 배우는 자존감 https://youtu.be/jIYUxybGJOg?t=187 국장 : 실업계 나왔다고 했지? 복사기 잘 다루겠네. 인사는 나중에 하고, 각 3부씩. ... 이혜준 : 금방 해서 갖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국장님 저는 외환관리 이런 쪽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그것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혜준은 움츠러들거나 발끈하지 않는다. 상사의 편견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실업계 나온 것을 비하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첨언한다. 외환관리에도 관심이 많다고. 실업계 나온 것도, 외환관리 쪽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도 그녀의 한 부분임을 수용한 태도라고 보여진다. 결점이라 여겨지는 것이라 해도 나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다른 부분이 있음을 찾아내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 2022. 6. 28.